여름 종합감기를 만난 아내가 자리 잡고 누웠다. 피곤, 입맛잃음, 고열, 다한, 두통, 기침을 심하게 순서대로 했다. 감기약을 먹이고 아침을 기다렸으나 아내는 못 일어난다. 나는 부엌에 들어가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내가 자신 있는 김치죽이다. 레시피는 김치 식은밥 버섯 계란 호박 마늘 당근 멸치 참기름에 치즈를 더했다.
아내가 몇 번 뜨더니 수저를 놓고 눕는다. 내가 먹어봐도 담백하지 못하고 많이 어설픈 김치죽이다. 다음날 아침 아내가 아픈 몸으로 나보다 먼저 부엌에 들어갔다. 아직 병든 아내는 쉐프가 되고 나는 보조가 되어 시키는 대로 마늘을 으깨고 김치 버섯 양파 등을 썰고 상 차리고 설거지는 깔끔하게 감당했다. 낮 식사는 외식을 하고 저녁에는 아내가 건강한 만찬을 준비했다.
어느 여가수가 100세 인생을 노래하여 황혼세대 가슴에 장수바람을 넣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인간됨의 겸손이 빠진 말은 아닐것이다.“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90:10,12)
“부와 명예를 아무리 쌓아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아무리 건강하여도 신앙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富失健康 乃不可 壽缺信仰 全無用)” –소헌-
주님은 오늘 내게 아내 모르게 귓속 말씀 하신다 “사랑하는 종아 사람은 누구나 혼자일 때가 온다. 그날을 위해 혼자 사는 법을 실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