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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고훈칼럼
아픈 추억
군청에 근무하시던 아버지는 두 살림을 차렸다. 이 일로 어머니께서는 평생 가슴앓이로 사셨다. 일년에 한두 번 할아버지 할머니와 우리를 보시려 새엄마와 같이 오셨다. 사촌식구들과 저녁 식사하던 유년의 어느 날 대문을 열고 아버지는 “훈아 나다 아빠다” 나는 맨발로 모깃불도 밟고 돌부리에 치어 넘어지면서도 달려가 아버지 품에 안겼다. 사당과 가죽구두 그림책 ‘링컨의 일생’을 임시엄마 무릎 위에서 받고 행복했다. 내 인생 처음이며 마지막인 가장 따뜻한 품이었다. 아버지와 새엄마를 위해 저녁 밥상을 들고 온 어머니는 선물에 빠져 임시엄마 무릎 위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응시한 그 눈빛은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는 가장 막심한 불효였다. 그 후 아버지는 병든 몸으로 임종하시러 집에 왔다. 오늘은 노천명의 임이 오시는 날이 생각난다. 어머니 때문이다.
임이 오시던 날
버선발로 달려가 맞았으련만
굳이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쳤음이오리까
늦으셨다 노여움이 오리까
그도 저도 아니오이다
그저 자꾸만 눈물이 나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