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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고훈칼럼

인생 살기가 너무 힘들어

유학생 기숙사에서 아빠 엄마와 살고 있는 7살 외손녀가 유치원을 안 다니겠다고 억지를 부리며 이틀이나 결석을 하더니 화장실에서 울고나오다

“인생 살기가 너무 힘들어”

하더란다. 간혹 손녀가 어른 소리를 해 식구들이 웃곤 했는데 엄마는 이 말에 너무 충격을 받고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채근했더니 울먹이며 고백을 했다. 그날 나들이 점심시간에 미국 아이들은 모두 햄버거를 먹는데 김밥을 먹는 우리 외손녀를 보고 개구쟁이 한 아이가

“얘들아 봐라 한국 거지 런치를...”

하고 놀리고 멸시해서 유치원에 안 가겠다고 한다.

 

문화충격으로 괴로워하는 손녀딸에게 내 아내는

“별아 속상해 하지 마라. 너는 한국 사람이니 한국음식 김밥 먹고 저 얘들은 미국사람이니 햄버거 먹는단다. 그래도 너는 한국말도 하고 미국말도 조금하잖아 그러나 저 아이들은 미국말만하고 한국말 모르니 네가 더 똑똑한 거야 기죽지 말고 실력으로 이겨라”

 

내가 전화를 바꿔 통화를 계속했다.

“별아 너는 거지가 아니다.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큰 고모부 작은 고모부 이모할머니 이모부가 목사고 네 엄마는 전도사다. 그리고 너는 하나님 딸이고 한국의 딸이다. 너는 거지가 아니다. 친구들 위해기도하고 용서해야 한다.”

웃는 목소리로

“할아버지 잘할게요. 걱정 마세요”

한다.

 

어쩌면 미국학생이 “보라 코리아 버거(burger)”라고 하는 말을 “보라 코리아 배거(bugger)” 한국 거지음식으로 영어가 부족한 우리 외손녀가 그렇게 잘못 이해를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딸과 전화 바꾸고 “돈 보내 줄 테니 아이 소풍갈 때는 햄버거도 싸주고 김밥도 싸주어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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