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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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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기도에는“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6:10)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기도의 핵심 중 하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성경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뜻을 대략 세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면, 하나님의 주권 혹은 섭리를 가리킬 때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도대체 왜 무안공항의 안타까운 사고로 소중한 생명들을 잃어야 했을까. 도대체 왜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무너졌을까. 우리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이런 경우의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의 섭리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다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받아들이고 순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순응하게 해달라는 간구라고 하겠습니다.
두번째 하나님의 뜻은 구원받은 성도에게 요청하는 윤리 혹은 도덕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실천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하시더라”(마12:50) 이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성도의 삶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살면서 지켜야 할 윤리와 규범을 말합니다. 구약성경의 십계명이나 예수님의 산상수훈이 대표적인 규범입니다. 이런 경우 하나님의 뜻을 기도로 구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을 적극적으로 행할 수 있는 용기를 구하는 것이며 그렇게 살겠다는 결단이라 하겠습니다.
세번째 하나님의 뜻은 우리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어느 대학교를 가야 할지 고민이 생깁니다. 청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학원을 갈 것인지, 대학원을 진학한다면 국내에서 할 것인지 아니면 유학을 갈 것인지, 일을 한다면 취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창업을 할 것인지 고민이 생깁니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은 각각 개인이 처한 선택의 상황에서 무엇이 하나님 뜻인지 구하는 것입니다.
정리를 해볼까요. 첫번째 하나님 뜻은 우주적인 차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그저 순응 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하나님 뜻은 공동체와 관련이 있고 윤리적 차원에 해당합니다. 이때 우리는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행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번째 하나님의 뜻은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입니다. 이때 우리는 선택, 보다 정확히는 분별의 눈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고 할 때, 셋 중 어떤 경우가 많을까요. 제가 판단하기에는 세번째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개인의 선택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혼, 사업, 취업, 투자 등 다양한 삶의 문제로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불안한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하나님 뜻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세가지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하면 좋을까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원칙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의식주를 구하는 것은 이방인들의 기도라고 말씀합니다. 틀렸다고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 이방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하늘 아버지가 이 모든 고민을 알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라고 하십니다.(마6:31-33)
하나님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먼저 구하는 것은 두번째 하나님의 뜻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섭리는 받아들여야 할 대상입니다. 그러나 두번째 하나님의 뜻, 성도가 이렇게 살면 좋겠다고 주신 윤리는 우리가 실천할 사항입니다. 이걸 먼저 시도하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십일조 훈련은 재정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연습하는 영성 훈련입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는 훈련은 시간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영성 훈련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요청하시는 것을 훈련을 통해 우선 실천하면, 하나님께서 개인적인 상황에서 판단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할 때 분별의 눈을 주십니다.
특별한 환상이나 이적으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는 대신, 하나님의 뜻이 명백하게 드러난 훈련에 참여하십시오. 구원받은 나에게 어떻게 살라고 하시는지 그것부터 실천하는 겁니다. 그러면 주님의 뜻이 우리에게 온전히 이루어지게 될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