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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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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06-24 특집
천지창조(Creation) Harmony의 시작
이영만 / 할렐루야찬양대 지휘자 및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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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창세기 1장 1~3절)

 

   하나님의 온전한 말씀으로 세상이 만들어진 그 순간, 혼돈(Chaos)에서 질서(Cosmos)로, 무의식에서 생명으로 바뀌는 그 엄청난 환희의 순간의 음성과 음향은 과연 어떠했을까 라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작곡가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 18세기 후반 빈악파(Wien School)를 대표하는 오스트리아 작곡가)은 1798년 발표한 그의 위대한 오라토리오‘천지창조’에서 창조의 순간을 깊이 있는 신앙의 경험으로 매우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루한 불협화음(혼돈과 무질서를 상징)과 낮고 어두운 음악(아직 빛이 존재하지 않음을 상징)이 7분여 동안 지속하다가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생겼다- Es werde Licht, und es wart LICHT”라고 외치는 합창이 나오는데, 그 순간의 가장 중요한 단어인‘빛-Licht’를 표현하는 음악은 가장 단순한 C major(다장조 - 도, 미, 솔)의 화음을 사용하였고 매우 큰 음량(ff-매우 매우 크게)으로 합창단이 갑자기 외치듯이 크게 노래하도록 표현하였습니다. 과연 하이든에게 천지창조의 순간은 가장 웅장하고 위대하며 완벽한 화음의 음성으로 들렸던 것일까요? 이 부분의 음악을 들어보고 또 악보를 잠시나마 살펴본다면, 매우 단순한 구조의 화성과 음악이지만 어두움과 혼돈을 부수고 빛과 생명을 만드신 순간의 감격과 위엄을 이토록 명료하게 표현한 예술작품이 어디에 또 있을까 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후대의 학자들이 Big Bang 이론(우주생성의 시초가 되었다고 하는 대폭발)과 비교하기도 할 만큼 그 앞에 진행되던 음악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깜짝 놀랄 정도의 큰 음량으로 표현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께서는 실제로 어떤 음성으로 말씀하셨을지 상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요한 계시록의 표현을 빌리면 많은 물소리(계 1:15), 큰 뇌성(계19:6), 나팔소리(계4:1) 또는 큰 음성(계21:3) 등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은 한 분이시고(삼위일체론, Trinitas) 창조 사역에서도 세 분은 함께하셨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Logos - 말씀이신 예수님: 요한복음 1:1)으로 세상을 만드셨고 하나님의 신(the Spirit of God - 성령: 창세기 1:2)은 수면에 운행하시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믿음은 어떨까요? 세 분(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하신 창조 사역이라면 그 음성의 성질이 어떠하던지 세 분이 함께한 음성이 아니었을까요? 세상의 어떤 악기도 흉내 낼 수 없는 완벽한 화음(Harmony)의 가장 멋진 소리, Haydn의 음악보다 더 웅장한 최고의 Harmony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현대의 최고의 기술로도 그 소리를 재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웅장하고 완벽하고 감격스러운 음성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하물며 삼위의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창조의 순간의 최고로 위대하고도 엄청난 그 음성을 어떤 단어로, 어떤 예술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오묘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상상은 Harmony에 관한 생각으로 귀결이 됩니다. 찬양대를 지휘하며 또 사회에서 직업합창단이나 여러 단체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제가 항상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덕목은 하모니입니다. (저는 블렌딩-blending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하모니는 사실 굉장히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닙니다. 가장 먼저, 파트별로 대원들의 목소리가 하모니가 되어야겠죠. 이것은 너무나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가장 어려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다음은 파트 간(남성, 여성, 고음, 저음 등)에 하모니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다음 단계의 Harmony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무리 대원들의 목소리가 완벽하게 하모니가 되어도 지휘자와 목소리 이상의 하모니가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불신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목소리를 가진 단원들과 최고의 지휘자라도 울리는 꽹과리 이상의 음악을 들려주지 못합니다. 최종적으로 지휘자와 하나가 된 음악은 듣는 관객들과 Harmony가 되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음악은 관객과의 공감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이와 같은 논리를 찬양대와 우리가 드리는 찬양에 적용하면, 찬양 대원들 모두가 지휘자와 목소리와 마음이 Harmony 되어야 하고, 우리의 찬양을 받으시는 최종 관객이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Harmony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천지창조를 생각하다가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신앙과 그 행위에 대해서 가슴 치며 반성하는 막다른 벽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는 찬양과 예배를 준비하면서 가장 가까운 옆에 앉아있는 믿음의 형제와 Harmony가 되고 있는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찬양과 예배를 드리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여 봅니다. 더욱이 나, 또는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멋진 음악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며 용서하지 못하고 잘난척한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가슴 때리는 반성을 하며, 위대한 천지창조의 사역을 떠올리면서 가장 낮고 깊은 고백과 결단을 되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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