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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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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클래식 음악계를 뒤흔든 한국의 피아니스트가 있습니다. 18세의 나이에 반 클라이번 (Van Cliburn) 국제 피아노 콩쿨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입니다. 많은 분들이 너무 훌륭한 연주라고 칭찬을 하길래, 저도 임윤찬의 거의 모든 연주를 유심히 들었습니다. 참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듣는 이로 하여금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임윤찬이 결승 무대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압권이었습니다. 이 연주는 2023년 6월 중순 현재, 유튜브에서 무려 1162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임윤찬의 연주가 왜 특별하게 들리는 것일까 궁금하던 차에, 톤베이스(tonebase)라는 유튜브 채널을 이끄는 벤 라우드(Ben Laude)의 해설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벤 라우드는 임윤찬의 재능에 대해 언급하는 가운데, 펄스(pulse)와 트라젝토리(trajectory)에 대해 말합니다.‘펄스’란 우리 몸의 맥박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쉽게 호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라젝토리’란 궤도 혹은 방향을 말합니다. 좋은 음악이란, 펄스(pulse) 즉 호흡이 좋아야 하고, 동시에 트라젝토리(trajectory) 방향 역시 분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임윤찬의 피아노 연주에는 이 두 가지가 다 있다며 극찬을 합니다.
저는 이 호흡과 방향이라는 두 단어가 참 와 닿았습니다. 피아니스트는 자신만의 호흡을 유지하고, 그 호흡 안에서 유연하게 연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협연을 하는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호흡이 좋다고 좋은 연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아니스트는 곡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체를 보는 안목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마치 양궁 경기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좋은 호흡으로 자세를 가다듬었다고 해도, 화살의 방향이 10점이 아니라 1점이나 2점을 향한다면 좋은 양궁이 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연주는 좋은 호흡과 함께 좋은 방향을 제시하며 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2023년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남은 6개월을 맞으며 우리의 호흡과 방향을 잠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내면의 호흡,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과의 호흡,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과의 호흡을 잠시 점검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주님 안에 거하기를 기뻐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요15:9) 예수님 안에 거한다는 것은 그분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이고, 그분의 방향으로 함께 걷겠다는 다짐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사랑 안에 거하라고 초청하십니다. 사랑으로 호흡하는 법을 배우고, 사랑으로 인생의 방향을 걸으라는 당부의 말씀입니다. 주님 안에 거함으로 우리의 호흡과 방향이 더욱 건강해지는 여름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