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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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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부탁을 받고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많은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온 저의 삶 전체를 천천히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도달한 생각은 삶의 작은 파편같은 조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전체 삶에 대한 고백이 없이는 풀어낼 수 없으리란 것이었습니다.
저의 이 작은 고백을 통해 누군가가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다면, 보여주기 싫고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 이지만 용기 내어 꺼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자라온 가정적 배경은 요즘 상담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자주 등장하는 ‘역기능 가정’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가정 폭력이 심각한 수준의 환경이었습니다. 미취학아동 시절부터 이유도 모른 채 온몸에 멍이 들도록 구타를 당해야 했고, 더불어 어머니가 구타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숱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아동학대, 가정폭력으로 뉴스에 나오고도 남을 그런 가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가정적 환경 속에서 저는 모태 신앙을 가진 사람 이었습니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청년이 될 때까지 제가 기댈 수 있는 곳은 교회 였습니다. 가정에서 사랑 받지 못하고 인생 자체를 부정당하던 저에게 사랑으로 대해주고 반갑게 안아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저의 이런 가정환경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때론 하나님께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불행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고 아무런 소망조차 품을 수 없는 저를 빨리 데려가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했었지요.
그런데 저의 삶에 이런 일들만 계속 일어나고 있었을까요? 소망 없던 그곳에서 하나님께서는 저의 모든 삶을 세밀하게 다듬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이끄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사랑이 아니고서야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여기에 제가 바로 서 있는 것이 그 반증일 것입니다. 그 혹독했던 시절에 원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고 하나님의 전을 사모하고 예배하게 하셨고, 기도하게 하셨고, 소망을 품게 하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의 의지와 노력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 결코 하나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꿈꾸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저도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보통 이 정도 연령이 되고 나면 그냥 살아오던 것을 유지하면서 무난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그렇게 살기에는 한 번 허락하신 인생인데 뭔가 아쉬움이 가슴 한 켠에 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에 사진으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며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2017년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광고사진 과정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상업사진 촬영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 최종 목표는 상업사진으로 돈 많이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게 아닙니다.
가수는 노래로, 화가는 그림으로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듯이 저는 사진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고 싶습니다. 어딘가에서 펼쳐지고 있을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모습들을 찾아서 사진으로 담아내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카메라의 작은 프레임에 보이는 것을 뛰어넘어 펼쳐진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허락해 주옵소서.”라고요.
소망 없는 곳에서 꿈꾸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