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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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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님 지시사항입니다. 이번 처음으로 시행 하는 아동세례는 ‘물에 잠기는 세례 방법’ 으로 합니다.”
총회 헌법이 바뀌고, 처음 으로 시행하는 아동세례였던 터라, 여러 가지 분주한 마음 이었습니다.‘그런데, 물에 잠기는 세례라고?’
담임목사님의 목회지침을 듣자마자, 걱정이 태산같이 밀려왔습니다. ‘물에 잠기는 세례’라 하면, 침례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장로교회인데 왜 침례를 시행하는가? 지금, 이 코로나 시국에 아무리 끝무렵이라 하지만 위생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침례라 한다면, 몸을 담글만한 기구가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혹시, 목사님께서 착각하신 건 아닐까?’ 목사님의 의도가 진심이실까 싶어서 재차 확인했습니다. “목사님, 침례 맞나요?” 그렇다 하십니다. 그랬더니, 담임목사님께서는 한술 더 떠 제안하십니다. “본당에서 예배드리고, 1층 로비에서 세례식을 진행하면 어떨까요?” 아뿔싸! 일이 점점 커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세례부 스텝과 이‘사태’를 함께 의논하기 시작 했습니다. 예상된 반발이었습니다. 스텝들은 제가 했던 걱정보다도 더 세심한 염려들을 쏟아내셨습니다. 세례식 전날, 하도 걱정이 되어 머릿속에 예식 과정을 그려보느라고 밤을 지새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부장님을 비롯한 모든 스텝들이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말씀하십니다.“이왕에 하는 거, 한 번 즐겁게 해봅시다! 아이들이 세례식 때 은혜받게 준비해봅시다!”그리고 세례를 앞둔 월요일 저녁, 스텝들은 함께 모여‘교회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하여 합심하여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담임목사님께서 물을 위해 기도하실 때, 거룩하고 정결한 물이 되게 해주소서. 아이들이 물에 잠길 때 옛 자아를 벗게 하시고, 물에서 나올 때 부활 생명을 체험하게 해주소서.”
목회방침을 이해하고 수용하니,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텝들의 다양한 경험과 집단지성으로 걱정거리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 되니, 성령님께서 지혜를 부어주신다고 확신했습니다.
“아이들의 평생에 기억에 남을 세례예식이 되었 으면 좋겠다.” 이번 유아/아동세례의중점 목회 방침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예식순서를 답습 하기보다는, 풍부한 상징을 오감(五感)으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말과 형식을 통해서보다는, 온몸으로 체험하는 의례를 통해 세례 경험이 우리 인식에 더욱 깊이 뿌리박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얀 세례조와 붉은 카펫 대비를 통해 보혈로 충만히 씻기는 시각적 효과를 강조했고, 꽃으로 장식된 세례공간은 아이들이 주인공임을 충분히 드러냈습니다. 세례공간에 울려 퍼지는 찬양, 특히 현악기와 카혼 협주를 통해 충만한 소리를 경험하게 했고, 세례조 주변을 밝히는 향초는 세례공간을 아름다운 향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나뭇잎을 흔들며 축복하는 길잡이들은 아이들을 왕처럼 환대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물속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경험을 통해 죽음과 부활 느낌을 피부에 새기게 되리라 믿었습니다.
아이들이 힘차게 “나는 하나님의 자녀임을 믿습니다!” 서약할 때 가슴이 벅차올랐고, 첫 아이가 물에 잠길 때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세례를 받고 흰 가운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은 천사같아 보였습니다. 때 하나 묻지 않은 순결한 아이들로 자라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아이들은 안산제일교회 최초의 아동세례교인 됨을 목사님께서 선포하셨을 때, 세례 공간에 있던 많은 사람이 함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아이들이 “나는 세례받았다”는 사실을 평생에 기억하고 살기를 소망합니다. 인생의 힘든 과정에서, 부활 생명을 떠올림으로써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한 영혼 영혼의 세례를 위해 음향-미디어팀, 찬양팀, 데코팀, 교사들, 예배부 등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함께 동역해 가면서 천천히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