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38년간 특수교육 현장에서 장애 학생을 교육하고 그들의 재활과 학부모들에게 자녀 양육의 멘토 역할로, 또한 동료 교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교직 생활을 충실히 감당하고 정년퇴임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교직 생활을 돌이켜보면, 1978년도에 전망이 별로 없었던 대구대학교(당시 한국사회사업대학) 특수교육학과에 진학하게 된 것부터 하나님의 긍휼하신 은혜와 인도하심이 있었다고 믿습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공부보다는 농사일을 돕고 놀기를 좋아한 탓에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에서 연속으로 실패했던 낙방생이 뒤늦게 재수생 시절을 거치면서“세상의 편견으로 인해 소외되고, 차별받는 장애인과 연약한 자들에게도 교육과 재활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갖게 하였습니다. 대학 진학 후 초·중·고등학교 때 제대로 못했던 공부를 만회라도 하듯 교양 과정부터 교직 및 전공 과목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 줄곧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대학 졸업 후 대구대 부속 특수학교인 대구보명학교 교사로 임용이 됨과 동시에 특수교육분야를 더 깊이 연구하고자 대학원에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제 2외국어로 고등학교 때 잠시 배웠던 일본어를 선택하여 두 학기동안 열심히 실력을 쌓게 되었는데 이것도 훗날 일본 문부성 초청 국비 교원연수 유학을 갈 수 있는 길을 하나님께서 미리 예비하신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츠쿠바(筑派)대학교 특수 교육학과에서 특수교육 이론 공부와 함께 일본 여러 지역의 특수학교 및 재활 관련 기관들을 탐방하면서 장애 학생 교육의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유학 후 국립 한국선진학교 연구부장으로서 교육부 지정 시범학교의 연구 책임을 맡아 전공과 운영 방안과 개별화교육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전국으로 보급하는 일에 큰 디딤돌이 되었고, 특수교육 현장에 필요한 7권의 일본서를 번역하여 특수교육 현장을 일깨우는 사명을 갖게 하였습니다.

  특히 츠쿠바대학교 유학생들을 위해 도쿄(東京) 한인교회에서 세운‘츠쿠바동경교회’에 출석하여 구역장과 함께 성가대 대원, 봉고차 운행 봉사 등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나고보니 하나님께서 당시 믿음이 연약했던 나에게 섬기고 나누는 기쁨과 감사함을 맛보게 하시려고 작은 규모의 한인교회를 만나게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학 후 1993년 4월에 안산제일교회로 되돌아와 [새벽]지에 간증을 쓰게 되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문서선교부에서 [새벽]지를 편집하는 일과 함께 우리 교회 60주년 기념 백서를 발간하는 작업에도 기쁨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1996년에는 고훈 목사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장애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눈물의 기도 및 봉사자들의 헌신으로 발달장애 아동 주일학교인 「사랑부」를 만들어 영혼 구원을 위한 예배 공동체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후 우리 교회가 장애인의 생활 자립과 직업 재활, 평생 돌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할 때 전문가로 참여할 수 있었던 점도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코로나의 상황이 좀 더 안정되면 그동안 방학을 활용하여 단기 선교로만 봉사해왔던 네팔, 중국,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현지 특수교육 교사 연수와 장애인 재활 복지 컨설팅을 위해 복지 선교팀을 조직하여 중·장기적인 교육 실천을 이루어나가고자 합니다. 

  정말 시골 촌뜨기로 아무런 꿈과 소망이 없었던 나를 주님의 자녀 삼아 주시고, 지금까지 고비 때마다 돕는 손길과 피할 길을 열어주셔서 새로운 사명과 도전의 의지를 갖게 해주신 신실한 하나님 사랑하고 찬양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