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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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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일 년 가까이 가족의 방문과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가운데 요양원은 절제된 비접촉 면회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고 싶고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으며 보더라도 지척에 두고 손 한 번 잡을 수 없는 만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합니다.
이번 어버이날은 「함께하는 삶, 행복한 동행」이라는 주제 아래 가족의 달 행사로 준비를 하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처럼, 그래서 행복한 날로 기억되는 그런 하루..
꼭 특별한 날이 아닌 ‘어제와 같은 오늘의 일상 속’에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 중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평소 생활실에서는 어르신의 건조하고 갈라진 발을 로션과 오일로 매일 마사지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 마사지를 5월 한 날 ‘마사지 날’로 정해 원장 목사님을 비롯한 사회복지사, 간호 팀원이 로션과 오일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전문가의 손길도 아니고 긴 시간도 아니었지만 어르신들은 그 짧은 시간 직원들의 손에 발을 맡기고 오롯이 그 마음을 받으셨다는 것을 환한 미소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께서 평소 드시고 싶었거나 자녀들과 함께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며 메뉴를 신청 받는 ‘배달의 날’이 있었습니다. 5개의 메뉴 중 선택을 해야 해서 폭은 좁았지만 어르신들에게 최선의 것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음식이 도착하여 어르신들의 주문서를 보고 하나씩 전해드리니 옆 어르신의 음식이 ‘왜 다르냐’고 투덜대는 아이 많은 집의 막내둥이 모습도 보이시고, 또 다른 음식을 먹는 어르신께 내 음식을 작은 용기에 덜어주거나 음식이 많다며 직원들에게 어여 숟가락 가져와 함께 먹자고 하시는 맏언니 모습을 마주합니다. 또 음식을 드시며 혹여 체할까 긴 자장면 가닥이 불편할까 가위로 잘라드리며 종종걸음으로 이리저리 어르신 찾아다니는 직원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내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는 듯 그렇게.. 그 날의 풍경은 사랑 내 가득한 가정의 모습이었습니다.
일상 속에 늘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어르신, 온 직원들의 함께하는 삶이 이 시기를 극복하는 희망 노래가 되고, 하나님 사랑으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주님과 행복한 동행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어르신의 얼굴을 마주하며 함박웃음 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