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통곡
파도가 숨쉬는 서해로 가면
천리포 만리포 이어지는 해변이
줄지어 찾아오는 피서객을 반기고
때마춰 드나드는 밀물 썰물은
심지않고 거두는 갯벌을 살려
바지락 조개 맛살 안겨주는데
뜽금없는 해상충돌 유조선이 터져
쏟아지는 기름떼 검은띠 두르고
죽음의 사자되어 숨통을 조이니
연안에 시는 백성 생업의 고장
천혜의 보고를 차마 잃기 싫어
금모으기 앞장서던 손들을 불러와
씻어내고 닦아내고 파헤쳐보지만
가라안는 찌꺼기에 고래가 죽고
범벅이 된 물새는 날갯짓을 멈췄네
청정해역 자랑하던 양식장마다
기름먹은 송장이 까맣게 떠오르고
백사장 틈새 틈새 더덕지는 타르
불을 놔도 못태우는 기름덩어리
물속도 모자라 땅속까지 파고드니
바다농사 망친 어민 애타는 탄식소리
그나마 남은 상처 쓸어낼 손길들
날마다 몰려와도 끝이 없으니
서해의 통곡은 언제나 그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