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울부짖다 일어서는 새벽 기도길
실날같은 햇살에 마음이 밝아저
이슬안개 거치듯 가벼운 걸음으로
예배당 낮은 담 돌아 나오는데
느릿느릿 지나가는 두 발걸음
노란샤스 윗옷이 똑같은 차림
자꾸만 끌리는 작은 눈길로
한참을 지켜보고 머뭇거리려니
한사람은 지팡이 든 앞 못보는 자매
한사람은 발을 저는 지체장애 자매
둘이서 다정히 팔장을 끼고 가니
어색함이 가려지고 잘도 걷는다
눈이 없는 여인은 발이 되어 좋고
절룩거리는 여인은 눈이 되어 좋아하니
있는 것 나누는 꽃 같은 향기
없는 것 채워주는 열매 같은 사랑
오손도손 속삭이며 발 마춰 걷고
맑은 아침 새들도 함께 노래하니
이제서야 사람-人 참뜻이 떠올라
하늘동산 삶이 절로 그려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