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을
올 따라 울적한 가을 하늘
누구의 아픔인가 시름을 깔고
가슴을 가린채 바람을 밀어내니
들끓른 속앓이 뭉클 뭉클 차올라
설움을 누르느라 뿜어내는 김서리
눈시울 흐려놓고 걸음을 붙드니
잿빛 구름마저 머뭇거리네
쪽빛 물감으로 치장한 가을 하늘
따가운 햇살아래 결실을 거두고
빨갛게 노랗게 들꽃길 열면
줄지어 오르는 산행길 따라
오색빛 단풍에 취하려했는데
철모르고 주춤대는 가을 산길에
검붉게 희멀겋게 타드는 얼굴이
계절의 아픔을 나누자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