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사람아**
송영란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
초점 잃은 눈동자 휑하니 남아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하늘의 사람아
산들바람 울창한 나뭇잎 그늘로
타는 듯한 태양빛 가리어 주자
덧난 상처 부여안고
파리 떼 날아와 조롱하여도 쫓을 힘 잃어
존귀한 존재임을 잊은 지 오래이다
하늘의 사람아
가정마다 쌓여 있는 옷가지 챙겨
그들 상처 가려주자
쓰레기 뒤져
허기진 배 채운 아이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으로 땅을 뒹근다
하늘의 사람아
먹다 남은 음식 곱게 담아
배고픈 설움 잊게 하자
큰사랑 아니어도 좋다
한 끼 식사 오천원이면
3명의 어린이가 열흘 동안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데
하늘의 사람아
우리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것
안 먹어도 그만인 한 끼 식사
하늘사랑 가득 담아 그들에게 보내자
스러져 가는 생명 다시 소생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