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훈
휴가를 갈 수 있어 행복한가
휴가를 갈 수 없어 불행한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할 일 없어 떠나는 사람도 있고
할 일 많아 떠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병들어 쉬는 사람도 있고
건강해 쉴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쉬어 본적 없어 쉬러 가는 사람도 있고
너무 많이 쉬었기에 쉴 필요 없는 사람도 있다
무엇인가 얻어오는 사람도 있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온 사람도 있다
후회하려거든
아무 것도 하지 말라
인생은 체험이다
또한
한번에 두 길을 갈 수도 없다
우리게 소중한 길은
주어진 길이거늘
우리도 이 땅의 휴가가 끝나면
그곳에 돌아갈 수 있으리라
영원히 휴가가 필요 없는 그곳에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