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내음
풀을 벤 후 대지를 덮는
풀 내음은
분명 향기는 아니다
그러나
향기보다 더 기분 좋은
유년을 품고 쏟아내는 어머니 내음이다
땀흘리며 일하고 돌아오는 아버지 내음이다
향기가 꽃피워 토해내는 아름다움일 때
풀 내음은 목숨 꺾어 토해내는 아픔
나는
꽃향기보다
풀 내음으로 살고 싶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게
별나지 않고
소박하게
별나지 않고
수수함으로
모두에게 목숨 풀어주는
풀과 그 내음이 좋아서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요일4:20)
- 섬에서 여러분의 목자 고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