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거리

자유롭게 개인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좋은 자료를 공유 하는 공간 입니다
최미선
11교구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 할까요?
2021-12-29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요일4:20)

 

한 아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살아생전 보물처럼 보관해온 

노트 한 권이 있었습니다.

 

다른 일엔 비밀이 없던 자상한 아버지였지만 

그 노트에 대해서는 아들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 비밀 노트를 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노트에는 가족들의 이름과 친구들의 이름, 그리고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노트에 무언가 대단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그에게 어머니가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도 이 노트를 아세요?"

 

어머니는 그 노트를 보고는 

잠시 추억에 잠기는 듯했습니다.

 

"이건 너희 아버지의 기도 노트란다. 

매일 밤 한 사람씩 이름을 조용히 불러가며 감사의 기도를 올리곤 하셨지."

 

아들은 낯선 이름들이 궁금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이분들은 누구신가요?"

 

"아버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이란다. 

아버지는 매일 그들을 용서하는 기도를 올리셨지. 

그러면 누군가가 아무리 밉고 화가 나더라도 긍휼함과 사랑으로 평안하게 잠자리에 드셨지."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마6:12)

 

그렇습니다. 용서는 원망의 응어리로부터 자유로워지며, 평안과 행복으로 출발하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용서가 쉽지는 않습니다. 

작은 허물도 용서하지 못하고 평생 가슴에 두면서 복수하고 싶은 우리가 어떻게 먼저 용서할 수 있을까요? 

 

내 등에 비수를 꽂은 사람을 용서하고, 

죽을 때까지 이를 갈 수 밖에 없는 사람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주님은 

내가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용서한 것 같이)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라는 선행조건을 달으셨습니다.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마6:14~15)

 

다른 말씀에는 이런 선행 조건이 없는데 왜 용서에만 이렇게 선행조건을 달으셨을까요?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엡4:32)

 

미운 사람에 대한 분노, 나에게 상처 준 사람에 대한 미움은 결국 우리 자신을 병들게 합니다. 

 

용서는 용서를 낳고, 그 용서는 

다시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도무지 할 수 없었던 그 일을 우리 주님이 완성하셨습니다. 용서는 주님이 죄인인 우리에게 주신 선물 중의 선물입니다.

 

용서하지 못한 마음의 무게는 마음을 짓누르다 못해 분노를 일으키고 행복을 소멸시키며 결국 삶까지도 망가뜨립니다.

 

결국 용서는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한 행동입니다.

 

그런데도 내가 받은 상처와 억울함 때문에 누군가를 용서하기 힘들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용서하지 않는다면 내 마음의 상처는 결코 나아지지 않으며 마음의 평온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마18:22)

 

일곱 번을 일흔 번 즉 70 곱하기 7인 490번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숫자로 말씀하신 것은 7번이든70번이든 490번이든 용서의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한없이 용서하라는 뜻입니다.

 

정확한 용서의 수학은 70 x 7 = ∞(무제한)인 것입니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창50:19)

 

요셉이 자신을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을 용서하는 것이 쉬웠을까요? 

 

수십 년동안 고생했던 시간과 눈물은 어디서 보상 받을 수 있을까요?

 

요셉은 모든 것이 낯선 이국 땅에서 노예생활의 피곤함 속에서도,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있었을 때도 그와 함께 하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받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용서는 “내게 잘못한 사람들이 나를 통해 용서받고 치유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 맡겨 드리는 신앙적인 결단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고 산다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 앞에 용서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처가 쓴 뿌리가 되어 평생 품고 살지 말고 그것이 오히려 은혜의 통로가 되게 만드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는 그 사람을 바라보지 말고, 우리를 온전케하시는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살아야 합니다.

 

‘용서'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 해야 가능합니다

 

용서를 하고 나면 가장 큰 복을 받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그러므로 용서는 내가 나 자신께 주는 신령한 선물입니다.

 

용서는 현재형입니다. ‘나중에’ ‘때가 되면’, ‘좀 고민해보고’가 아니라 바로 “지금! 당장!” 용서해야 합니다.  

 

지금 마음속에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으신가요? 

 

올해도 이제 4일 남았습니다. 미움과 분노를 새해까지 가지고 가지 말고 그를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내 힘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주님께서 도와주시면 가능합니다.  

 

우리 모두 우리의 마음에 마귀의 미움과 분노가 틈타지 못하도록 항상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하여 평안과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해주신 하나님 아버지, 세상을 이기고 마음의 평안을 누리게 하는 지혜를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은 빚진자로서 하늘에 보화를 쌓는 믿음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주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하시고, 기쁨으로  자비로운 삶을 누리게 하옵시고, 주님의 화평으로 풍성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인내로 분노와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게 하시고, 주님의 양선으로 긍휼과 위로를 하게 하시며, 주님의 자비로 먼저 용서함으로 내 마음에서 그리고 이 땅에서 천국을 맛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김옥배
    11교구

    아멘.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은 빚진자로써 주님의 사랑으로 상처를 입힌 자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하셔서 먼저 용서와 자비, 그리고 화평으로 평안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List of Articles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