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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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보다 불평을 더 따랐다. 광야에서 유일한 살 길, 하나님을 유독 멀리했다. 그 중심에 섰던 모세는 난처했다. 살리시는 하나님과 죽음을 불평하는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마음고생이 많았다.

 

모세는 거기서 기도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80년을 죽음의 그림자에 쫓겨 살던 도망자 노인이 살리는 기도 훈련을 받게 되었다. 그 과정은 5단계를 거쳤다.

 

1단계, 부르심: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는 것이었다.

 

불붙은 떨기나무 아래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소명을 주셨다.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 3:10).

 

처음에 모세는 이 소명에 응하지 않았다. 

순종은 커녕 의심과 완곡한 거절로 가득했다

(출 3:11, 4:1).

 

모세 역시 처음에는 하나님보다 자기 자신의 

초라한 현실에 더 집중했다. 불신이나 다름없었다. 

 

급기야 하나님께서는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거절할 수 없는 확실한 능력마저 주셨다(출 3:5-4:9). 

그럼에도 모세 역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출 4:10-13).

 

살리는 기도자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나치게 불완전하고 초라하며 수동적이다. 

 

그의 마음은 불신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고집스럽다. 목이 곧다.

 

2단계, 동행: 부르신 분과 함께 있는 것이다.

 

모세는 80년간 도망자 신세였다. 

죽지 못해 살아왔던 인생이었다. 

그런 모세에게 기회가 왔다.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새 길로 가는 길이 열렸다. 

그저 “예”라고 대답하면 될 일이었다. 

이때의 모세는 우리와 닮았다. 

 

새 생명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택했다. 불편하고 의미 없으며 죽어가는 인생일지언정 해오던 대로 해나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순종보다 불순종을, 능력보다 무능력을, 

소명의 길보다는 이를 피하는 쪽을 선택한다. 

소망 없는 인생이다.

 

다행히도 부르신 분이 책임지신다. 

 

하나님의 동행이 지속되면 소명자가 만들어진다. 

 

하나님이 소망 없던 모세와 동행하셨다. 

 

적시 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보내셨고, 

파라오 앞에서도 이집트 전역에서도 능력과 이적으로 함께하셨다(출 5-13장).

 

만년설 녹은 물이 흘러내리면 

저지대의 물도 차고 맑아진다. 

 

하나님의 동행으로 모세는 서서히 바뀌었다.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80년 인생에 대한 관점도 재정렬되었다.

 

소명을 주신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체험하자 

생각과 태도를 바꾸게 되었다.

 

3단계, 공동체: 공동체성이다. 

 

하나님이 맡기신 사람들과의 동질감을 배우는 단계다.

 

모두가 죽지 못해 살던 시대에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나일 문명도 이기고, 이집트 왕조도 굴복시킨 인물이 나타났다. 전무후무한 리더십이 역사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광야에 장정만 60만 명, 여성과 아이, 노인을 포함한 전체 숫자를 생각해보면 최소 200만 명이 훌쩍 넘는 팔로워를 이끌고 나선 모세였다.

 

인생마다 전환점이 있다. 

모세의 경우 하나님을 만났을 때가 그랬다. 

80년 인생을 역전시킨 만남이었다. 

 

이는 모세에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차올라 흘러넘쳤다. 

 

깊은 우물 하나 파서 간신히 물 한 바가지 끌어올리던 광야였다. 죽다 산 인생들이 죽을 곳으로 들어갔다. 목숨을 걸고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광야에 선 하나님의 사람 모세가 

이스라엘을 자신과 동일시했다. 

 

그들은 처음의 모세만큼이나 하나님을 믿지 않았고, 파라오만큼이나 목이 곧은 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이끄는 리더 모세는 이미 

하나님을 먼저 만나 통과했던 인물이었다. 

 

이제는 도망자 신세도 아니고, 역전된 생명력으로 세상을 뒤집어엎는 능력자가 되어 사람들 앞에 섰다. 

 

남다른 생명력의 소유자가 이스라엘과 삶과 죽음의 공동의식을 가졌다. 너의 죽음이 나의 죽음이 되었다. 네가 살아야 나도 살았다.

 

4단계, 인내: 공동체를 참고 견디는 단계이다.

 

불평을 듣는 것은 고통스러웠다. 10개의 재앙도, 갈라진 홍해도, 구름기둥과 불기둥도 아무 소용 없었다. 공동체가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그분을 따르기는커녕 알려는 시도도 없었다. 

그저 자기 목숨 부지할 생각에 급급했다. 

 

사람들이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제대로 알았으면 싶었다. 그러나 이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매번 하나님을 불평했다. 

구원자를 멀리했다. 

 

모세는 마음이 상했다. 상한 만큼 더 간절해졌다.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더 알게 되기를 자기 목숨을 걸고 바랐다. 

 

참고 또 참았다. 그 과정에서 모세는 더욱 바뀌었다. 인내는 살리는 기도자를 만드는 훈련 과정이 되었다.

 

5단계, 온유: 

새로운 성품이 마음에 자리 잡는 단계이다.

 

살리는 일을 하는 구조대원들은 불에도, 물에도 뛰어들어야 한다. 살려야 하는 혹독한 상황을 마다않고 달려드는 사람은 남다르다.

 

살리는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에게도 남다른 마음이 있다. 자신의 생존을 뛰어넘어 누군가를 구하려는 태도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성품이 바로 ‘온유함’이다. 

 

모세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서서 인내를 통과하며 온유한 사람이 되어갔다.

 

모세는 광야에서 계속 사람들의 불평을 견뎠다. 

그는 과거에 이런 식으로 참아본 일이 없었다. 

그는 늘 자기 노선을 분명히 정하지 않았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과의 만남이 이끈 광야생활이었다. 

 

자신을 참고 견디셨던 하나님처럼, 모세도 백성들 앞에 괴롭힘을 반복해서 당하고 있었다.

 

그 결과 모세는 바뀌었다. 

새 성품이 자리했다. 온유해졌다(민 12:3). 

 

히브리어로 모세의 온유함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하다. 그것은 ‘아나우’였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가 ‘괴롭힘을 당함’이었다. 모세는 광야에서 계속 아나우를 경험했다. 

 

살릴 사람들의 죽을 일들로 괴롭힘을 당했다. 

이를 반복해서 참았다. 그러면서 ‘아나우의 사람’, 온유한 사람이 되었다.

 

부르심, 

동행, 

공동체, 

인내, 

온유. 

 

이 다섯 단계의 훈련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모세를 새로 빚으셨다. 

 

광야에서 모세는 더 이상 도망자 중년도, 

어중간한 노인도 아니었다. 

 

모세는 백성들을 위해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살리는 기도자였다.

 

-살리는 기도, 송준기

 

아무도 비방하지 말며 다투지 말며 관용하며 범사에 온유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낼 것을 기억하게 하라 (딛 3:2)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골 3:12-14)

 

하나님, 늘 불평에 가득 차 있던 저입니다. 편하고 의미 없을지언정 익숙한 것만 좋아했던 저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도 부르시고 동행하셔서 주의 자녀 삼으소서. 공동체를 통해 인내와 온유의 성품을 키워 살리는 자가 되게 하소서. 어중간한 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부르짖고, 나를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자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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