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이 고개 턱에서
한해살이 매둡 매둡 뚝 떼어내
살아온 세월만큼 층층이 쌓아 보니
한 회전을 넘어 사는 내 생애는
63빌딩 높이를 내려보지만
공이 없어 사색이니 장송곡이 어울리고
부요함도 없으니 텅빈 마귀 소굴이요
실하지도 못한 뼈대 넘어질듯 흔들리나
교만의 코는 높아 더 오르고 싶으니
천하의 조롱거리 온세상이 비웃고
좌우를 돌아보니 홀로 선 바벨탑
이대로 쌓여가다 높이진다면
쌍둥이 빌딩처럼 자폭을 맞을테니
고개를 넘기전에 접고 싶은 한 생애
돌아보다 눈물 짓고 올려보다 주저안네
그런대도 내 주님 죽을 목숨 붙들고
새해 맞이 큰 길을 밝게 열어놓고
어서 오라 손짓하며 앞서 가시니
아직도 주실 사랑 남아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