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 윷놀이
싸릿문을 걸고 입춘을 막는
끝자락 추위가 섬짓한데
뜨거운 가슴들이 주안에 모여
사랑을 나누는 장로회 윷놀이
가롯유다 없는 편갈이도 좋고
이집 저집 내외 없는 판갈이도 좋다만
어지러운 세상따라 사라진 말판에
요지경 척사놀이 너나없이 헷갈리네
개구멍이 왕 노릇하는 함정에 막혀
벌벌벌 떠느라 제 차례도 피하는데
피할수록 다장하게 나타나는 개
밀어보고 던져봐도 찾아오는 개
어렵사리 따 논 점수 아무리 많아도
개를 치면 망하는 개판 윷놀이
쏟아지는 개박에 웃음박이 터지고
뒤죽박죽 개놀음에 돌아버린 시간
상급조차 은혜 안에 앞뒤가 없어
개복 터진 O장로 일등을 잡았는데
알고 보니 2연승에 메달 집안이라니
독상 차린 기쁨도 선물이 아닌가
개띠 병술년에 개 때문에 웃었으니
개 해에 받을 축복 한아름 안고 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