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운동회
거위머리 모자에 긴 목을 내밀고
초소병이 된 "망고"의 눈빛 되어
두리번 두리번 양무리 챙기고
곱배기 대회선언 흐믓하게 선포하며
하늘 향해 복을 비는 우리의 목자
울리는 빵파레 여고생 고적대
기합을 담는 우렁찬 행진곡
뒷따르는 선수입장 올림픽이 무색하고
오월의 푸른 시선 만국기따라 펄럭이니
비온 뒤 맑은 숨결 가슴이 트인다
탈을 쓴 가장행렬 구성진 농악가락
애국가 응원가에 빌라드풍 춤가락
터지는 함성에 나르는 풍선 떼
진을 친 천막마다 구역잔치 풍성하고
아마추어 치어걸들 프로가 따로 없네
발로 차도 모자라 머리로 치는 족구
박을 치듯 퍽퍽 그물만 떼리는 배구
마음은 원이로되 몸둥이가 헷갈린다
따로 치른 축구는 승패가 애매하고
줄당기기 버티는 힘 보는 맘 애태우네
사이사이 응원 열전 마당굿도 일품인데
마지막 계주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바람으로 세운 궁전 미끄럼타는 아이들
끝내기가 아쉬워 차례줄을 못 풀고
경품엔 인연없어 빈손으로 돌아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