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탑에 걸린 새벽달
두리번거리는
도시의 불빛에 쫓겨
너무도 오랜 날
너를 잊고 살았구나
광야 사십일 첫 시험길에
마귀떼 이리떼
으를렁거리던 새벽
무릎으로 이기실 힘을 주던 미소
겟세마네 새벽동산 결단의 현장
땀방울이 엉켜서 핏방울 될 때
잠꾸러기 제자들 깨우지 못 해
이슬눈물 흘리며 님을 보던 설움
가신 님 버리고 세상길로 나와
새벽바다 디베랴에 빈그물 던질 때
"오른편으로 던지라"는 님의 음성에
뛰어내리는 시몬을 달래던 사랑
무심코 오가는 사순절 새벽길
종탑에 걸려 머뭇거리는 얼굴에서
빌라도 앞에 끌려가 재판 받던 새벽
은 삼십 던지고 탄식하던 유다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