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상 꽃 꽂이
키가 큰 하얀 꽃 긴 팔 벌리고
포근하게 안아주는 오목한 품에
벌겋게 달아 오른 수줍은 얼굴로
향을 잃고 시드는 키 작은 꽃송이
어쩌다 꺾여서 열흘을 못 사니
남은 날 아쉬워 어찌 가려느냐
어차피 너나 내나 왔다 가는 삶
제 명대로 못다 살고 가는 불운이
조금은 서러워 가슴 저리지만
한번뿐인 귀한 삶 무명으로 가기보다
수명은 짧아도 강대상에 올라
뭇 시선 기도와 찬양에 취해
하늘사랑 누리다 기쁨으로 지니
이보다 복된 삶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