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
나무가 자라서 숲동네 이루면
밤마다 새들의 둥지가 되고
낮이면 맑은 향 바람결에 날려
숨막히는 우리 가슴 열어준다네
비바람이 불어도 눈서리 날려도
나무는 울지않고 굳굳이 서서
시절의 애환을 가슴에 담고
한매듭 두 매듭 굵어진다네
스스로 자라듯 높이 솟아나
산마다 푸르게 녹음 이루면
우람한 전능자의 손길을 보며
희망의 나라로 꿈을 띄운다네
잘나도 못나도 크고 작아도
쓰임새 알맞게 자라는 나무
죽어도 제 몸값 말없이 치루고
흔적은 남아서 덕을 베푼다네